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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일기 (80)
튼튼의 일기
며칠이나 되었으려나, 밤에 너무 덥다 싶어 보일러를 껐다.그리고 몇 시간 뒤에.. 추워서 깼다.다시 보일러를 틀었지만 아침이 되어 보니 목은 이만큼 부어서 무언갈 넘길 때마다 따끔따끔.얼마만에 걸려보는(?)감긴지. 이마는 따끈하고, 머리는 띵하고. 아이고.
맨날 반말에 별명 부르다가,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이 '김튼튼선생님~' 하시는 건 정말 적응이 안 된다.
화요일 오늘.. 자꾸 속 터지는 일들만 생긴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잠을 자기 아쉬운 밤에는 반갑고 그립고 따뜻한 이들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찬찬히 되짚곤 한다. 대부분 열 살 남짓 차이가 나는 그녀-혹은 그-와 아무렇지 않게 반말로 인사를 나누고, 잠깐 눈을 마주치며 미소짓고, 이름보다 익숙한 별명을 슬그머니 부르고, 낯간지럽지 않게 '사랑해-'라는 말을 건네고, 당연하게도 '나도 사랑해'라는 말을 되돌려주는. 내내 마를 새 없었던 지난한 시간들은 그 사람들의 온기로 조금씩 습기를 내뱉었고,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아무튼 따스한 햇살에 축축한 시간들을 참깨처럼 널어두고 그것들이 마르는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을 수도 있었다. 고맙다, 사랑한다, 따위의 말이 맞춘 듯 어울리는 사람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올 겨울은 마알갛고 따뜻할 예정이다. 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라면을 끓일까- 하다가, 요 며칠 했던 채식이 아까워 장떡을 구웠다. 마침 집에 있던 풀때기를 다 먹어치워버린 뒤라 고추장, 밀가루, 김치, 물과 기름만. 침대 머리 맡 노란 수면등과 주방의 노란 조리등이 묘하게 어울리고, 장떡은 묘하게도 맛이 좋았다. 참 웃기지,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닌데..
곧은 길을 두고 굳이 먼 길을 에워 가는 것. 사물을 더 따스하게 바라보는 것. 힘보다 용기를 믿는 것. 거짓의 안락보다 진실의 불편을 택하는 것. 내 몸을 챙기고 내 마음을 아끼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을 더 사랑하는 것.
이쯤 되면 한 스물 여섯쯤 되어야 맞는 것 같은데왜 나는 아직도...
건강 빼면 남는 게 아무 것도 없었던 때가 있었다. 이렇게 머리 끝주터 발 끝까지 망가지고, 나름의 큰 고비를 넘기고(정확히는 비켜가고), 또 다른 언덕 앞에 서서 가만히 신발끈을 다시 여민다.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진인사대천명.. 이라는 말이 요즘은 너무 멀게 느껴진다.
갑자기 큰 사고가 나거나 몸이 많이 아파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새 삶을 찾아가는 아름답고 뻔한 얘기는 죽어도 싫었다. 그런데, 그런데 다섯 시간동안 몸에 바늘을 다섯 번 꽂아넣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정말로 허망하게 떠날 수도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