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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의 일기
우리가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다른 어떠한 마음 다 사라질 때에도서로 등 기대며 살아내게 하소서 우리의 말하기가 세상을 비출 수 있게 하소서우리의 꿈이 피어나게 하소서우리가 서로를 사랑할 때에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더불어 살아내게 하소서우리가 다른 생명들을 비추며 함께하게 하소서 우리가 아프고 슬플 때에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우리가 기쁘고 웃을 때에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소서 물과 불이 만나고 하늘과 땅이 춤추는 날에우리도 하나 되게 하소서 두 개의 태양이 뜨고 우물 안의 불길이 타오르는 날에우리도 하나 되게 하소서 실상사작은학교에서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맞았다-그 마음을 옮겨 적는다지리산의 맑은 아이들처럼그 아이들을 사랑했던 마음처럼그때를 잊지 않고 삶..
오직 사랑만, 오직 사랑만 남게 하소서제 마음 다른 것 다 거두어 가시고 오직 사랑만 남게 하소서 올 전에는 이런 기도를 했었더랬다.분노와 슬픔과 무력감으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요즈음의 삶이 아프다. 내가 다시 저 기도를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미제'의 삶이 '건'의 삶으로빛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기를. 오롯한 빛을 받아 다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살고 싶다.
타투를 또(!) 했다.6개월만에 네 개 달성.노란리본, 짧은 기도문 한 줄,손목의 가장 절실했던 말을 한글타투로 새기고가슴에는 드림캐처를 새겼다. 내가 말하는 말과, 내 귀에 들리는 말과, 내가 보는 말과, 내가 새기는 말과내가 만질 수 있는 말의 다름을타투를 통해 느끼고 있다. 내가 잘 견뎌낼 것이라는 믿음과내가 잘 해내고 있다는 믿음과 함께. 좋다. 내가 내 몸에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해 나가는 것이 좋다.아마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새길 것이다- 그것이 언제고 잊혀지지 않게. 작아지지 않게. 언젠가는 아름답고 소소한 순간들을 기록할 수 있기를.
만남, 떨림, 울렁임, 공명법적인 지원, 천천한 노랫가락 한 마디.맞잡는 손, 놓치지 않을 연대의 팔뚝 네가 나를 믿고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믿음통렬하고 지난한 길의 곁을 내어줄 나와그 곁을 지켜줄 사람 전력을 다해 기댈 수 있는 누군가
그래, 그렇게 울어.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알아. 내가 옆에 있을게. 더 울어도 괜찮아 괜찮으면 어깨에 손 좀 올릴게. 그래, 네가 지금 여기에 있구나- 그래, 지금 떨고있구나. 네가 이렇게 떨고있구나. 네가 여기 이렇게 있구나. 그녀도 함께 울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명이 어찌나 절박하고 절박했는지 지금에 와서야 깨닫고 있다 나는 나를 더 보듬어야겠다 나는 나를 더 껴안아야겠다
불편해 죽을 것 같았던 졸업식장에서울며불며 꾸역꾸역 해 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사실은 이 자리, 제게는 너무 불편한 자리였어요. 안 오려고 했었는데, 친구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그럴 수 없었어요.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 다른 곳에서 자랐고,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잠깐이나마 함께 걸었던 길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같은 길을 걸어도, 좋은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있고 다리가 불편해 기어가는 사람이 있듯..돈이 많으면 살기 편하지만, 제가 돈이 없어 보니 좀 없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살면서 눈물 흘릴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좀 울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언제나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좀 슬퍼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언제나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좀 아파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또 각..
생존자 자조모임에 다녀왔다. 처음으로.우리 모두 살아있음을, 살아내었음에 안도하며서로 보듬고 보듬으며 긴 시간을 보냈다 고통의 시간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임을믿을 수 있게 되었다면 조금은 과장이겠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우리는 이렇게 명징하게 살아있다.우리의 살아있음은 세상을 향한 외침이고, 몸부림이고, 통증이고 비명이었음과 동시에그 자체로 부시게 반짝이고 처절하게 아름다운 저항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세상의 모든 폭력과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는, 저항할 수 없을 만큼 지친 자매들에게 -또한 모든 생존자들에게-아주아주 큰 지지와 연대의 맘을 보낸다. 영원히 멈추지 않을. 우리가 여기 존재한다.우리는 숨쉬고, 우리는 걷고, 우리는 울고, 우리는 외롭고, 우리는 절망스럽고,우리는 듣고, 우리는 말하고, 우리는 외..
내 이름 뒤에는 종종 '생존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생존자. 살아 있는 사람- 혹은 살아남은 사람. 무겁다. 무거워 죽겠는데도, 슬프게도 너무나 적확한 이름. 내일은 생존자 자조모임에 간다.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인정할 수 없었던 지난 시간들을 나는 하나 둘 통과해내고 있다. 기대하는 이야기, 혹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까? 하는 신청서의 질문에'내가 세상에 혼자가 아님을 확인 받고 싶습니다' 라고 답했다. 혼자 가는 길이 아님을,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님을나는 아직 더 확인받고 더 확인받아야겠다. 내가 더는 외롭지 않도록-정확하게는 '외로움'이 더는 못 견디게 슬픈 이름이 아니기를.
우리가 더 사랑하며 살아갈 세상을 위해
'그러니까, 부모님은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준비가 된 채로 부모가 되는 사람은 없어-' 지난주에 이렇게 말했던 상담자가,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사람.. 이었던 것 같네.' 라고 했다. 지난번엔 그러지 않으셨잖아요, 하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단다. 그럼에도 뜻밖의 울렁울렁한 지점들은 맘을 간질이기에 충분했고. '엄마가 너무 무능하다..' '언니도. 더 화냈어야지. 같이 고소하자,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 무슨 엄마냐, 그렇게 했었어야지. 너를 모르는 나도 이렇게 화가 나는데. 더 화냈어야지.' '솔직히 지금 맘으로는, 아빠 고소하자고 부추기고, 엄마 불러와서 화내고싶어. 애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