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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의 일기
전쟁 후에도, 전쟁 중에도 서정시는 쓰일 수 있다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사람을 얼마나 애끓게 하는지 왜 모를까. 당신 그 말 한 마디가사람을 찌르고 할퀼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그 하찮아보이는 한 도막의 말이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당신만 모를까. 썅, 이라는 말로 이 기분을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썅!
거나하게 취하니 정강이의 흉터에 빨갛게 열이 올랐다 손바닥만한 그 흔적, 루앙프라방에서의 기억들이 새삼 되풀이되어 새로운 심장이 생겨버린 듯 두근두근 뛰는 다 아물지 않은 흉터를 쓰담는다. 그래, 너도 그립구나.
기차로 두어시간이면 부르고스에 간다고 합니다팜플로나에서 걸어가면 일주일도 더 걸리는 길인데, 나는 앉아있기만 하면 기차가 나를 실어다 부르고스로 옮겨주겠답니다 고작 십 몇 유로로 말이에요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기다릴만 한 것이, 몇시 몇 분에 도착한다 일러주기라도 하여서 그렇습니다어째서 기차보다 일찍 온다던 당신은 기척조차 없습니까 행여나 오지 않을 것이라 그렇습니까그렇다면 오지 않겠다 전보 하나만 부탁합니다당신 오지 않는다면 나 더는 기다리지 않겠습니다나 당신 없는 부르고스에서 당신을 잊으렵니다 기억에서 지우렵니다 '전보'대체할 단어 찾기동서양의 콜라보라고 하기에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산문처럼 글을 쓸 때 늘 일어나는 문제. 속도조절이 안 된다.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안경을 벗지 않고 잠자리에 든다고 했다 아니 왜요, 물으니무서워서요, 라고 답했다 그녀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그 잠깐의 시간이 두려워 안경을 벗지 못한다고 했다 머리맡의 안경을 더듬는 손길이 너무도 처절하여 차라리 밤새도록의 불편을 택한다고 했다
이제 충분히 하였습니다 나는 충분히 기다렸고 그대는 충분히 멀리 갔습니다 그러니 부탁입니다 이제 제발 돌아오십시오
당신이 옳다당신이 옳다당신이 어느 순간에도 옳다당신이 어떤 상황에도 옳다당신의 어떤 감정도 무조건 옳다다만 당신이 옳다고, 언제나 옳다고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누가 틀렸다 한들 틀린 게 아니다누가 그르다 한들 그른 게 아니다당신이 옳다고 믿는 순간, 당신이 옳다
어떠한 상황에도어떠한 순간에도당신의 마음이, 당신의 결정이,당신이 옳다
섬세한 너는 화가 났었고둔감한 나는 아무렇지 않았지너와 함께 호흡하려같은 공기를 마셨지만가닿을 수 없는 강가에우린 서로 물러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