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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의 일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지원 실태조사 결과발표회 본문
2016년 7월 20일 수요일, 416세월호참사 피해자지원 실태조사 결과발표회.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 13시-17시.
공동주최/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행정학회,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지하철역에서 기념관까지가 생각보다 엄청 멀었다.
해는 엄청나게 뜨거웠고, 땀 줄줄 흘리며 도착.
여기서 등록하는데 '소속'란에 전부 뉴시스니 JTBC니.. 다 기자들이라 되게 뻘쭘하고 민망했음
저-뒤에 노란 옷을 입은 ㅇ이 엄마. 땡볕에 그늘도 없이, 혼자 앉은 등이 외롭다.
생각보다 사람은 금방 찼다. 오른쪽 앞은 가족협의회 가족들, 앞쪽은 ENG카메라, 뒷쪽은 랩탑으로 꽉꽉!
피해자지원 실태조사는 1, 2, 3, 4과제로 나누어 진행됐는데,
제 1과제, 2과제는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인원수가 가장 많아서),
제 3과제는 단원고 생존학생 및 가족,
제 4과제는 단원고 학생 외의 희생자 가족, 생존자 및 가족.
제 1, 2과제.
가족들 대부분이 주무시기 어려워 하시는 것도 알고, 몸도 많이 안 좋아지셨다는 것을 물론 알지만
수치화시켜서 전문가의 입을 통해 듣는 건 또 달랐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PTSD(트라우마)로 인해 80%이상이 심각한 수면장애를 겪으며,
고지혈증, 위염, 궤양 등이 참사 이후 새로 발병한 가족들도 다수.
심리적, 정신적, 신체적 건강 모두 심각한 수준이고,
특히 심리,정신적 상태는 2년이라는 시간이 치유와 회복이 아닌 되려 2차 가해의 시간이었다고.
그나마도 보고된 수치는 실제보다 과소평가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1,2과제 발표를 맡으셨던 조선미교수님의 결론은 짧고도 명료했다.
"유가족에게 진상규명은 남은 삶의 의미"라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따위의 무책임한 말이 아니라,
정말로 가족 구성원이 사라진 세상을 살아내야 할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있을까.
나는 서슴없이 '우리 딸'이라고 불러주시는, 한 아버지가 그랬다.
심리치료, 왜 안 받는 줄 아시냐고.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고, 센터까지 찾아가는게 어려워서도 아니라고.
그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를 잊을까봐, 그게 걱정되어서 차마 못 받겠다고.
우리한테는 진상규명이 치료라고.
제 3과제에서는 통렬하게 다가오는 그 순간순간들이 가슴을 찔렀다.
무엇을 기록하고, 정리하기보다는 김승섭책임연구위원의 말을 옮겨 적는다.
"학생들의 일관된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는 '구조'된 게 아니라, '탈출'한 거라고.
아이들은 스스로 '구조자'가 아닌 '생존자'라고 생각합니다.
희생된 학생들,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무력하게 가만히 있다가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
바다에 둥둥 떠있다가 해경의 손을 잡으며 안에 친구들이 남아있다고 외쳐도 해경은 배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배가 가라앉으며 물 속으로 빨려들어갔던 친구들의 눈을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조사를 시작한 것은 이미 단원고 학생들이 졸업한 뒤였습니다. 그래서 섭외부터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요,
'학생들이 인터뷰에 응해줄까?', '배에서 나오는 과정을 말하는 게 고통스럽지는 않을까?'
....
인터뷰 중간에도 힘들면 그만 해도 된다, 멈춰도 된다 이런 말들을 했지만
학생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에요, 할 수있어요, 이거라도 할게요.' 라며 진행했습니다 "
제 4과제, 일반인희생자가족, 생존자, 그들의 가족.
생존자가족까지는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니, 신체적 저신적 문제들은 단원고 가족들과 다를 바 없었고,
아무래도 희생자의 지역이 안산에 편중되어 있다 보니 지자체별로 다른 지원에 더 상처받고 아쉬웠었다고.
참사당시에도 정보제공이 전혀 되지 않아 유일한 소식통은 스스로 연락망을 구축한 단원고 학부모들이었다고 한다.
4과제는 특히나 접촉(인터뷰)이 어려웠는데, 그래서 윤리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내부자료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서도 잊을 수 없는 이야기.
"윤리적으로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 알려지지 않은 미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해경의 보트에 겨우 올라탔다가 물에 빠져있는 학생을 보시고
'너 먼저 타라'고 스스로 바다에 뛰어드시는 등, 그 아비규환 속에서도 스스로 많이 돕고 의지하며.."
반은 발표, 반은 토론으로 진행되었는데 토론으로 넘어가니 기자들은 대부분 자릴 떴다.
마지막 질의응답, ㅅ이 엄마의 한마디에 눈물을 그치지 못하시는 오지원과장님.
그렇게 우시면서도, 우리도 진심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라나
아직은 우리 힘이 너무 약하다고, 우리도 꼭 부모님들이 원하시는 대로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그렇게 될 때까지 꼭 함께 가자고.. 말씀하시는데 나도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너무너무 죄송하고, 또 감사하고.
끝나고 인사드리고 어깨도 한 번 두드려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못 했다.
어쨌든 그 긴 발표와 토론의 끝나고 정리된 것.
단원고 희생자 가족도, 일반인희생자 가족도, 생존자들도 똑같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진상규명'
진상규명이 치유고, 진상규명이 배상이고, 진상규명이 보상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특조위에서 일하시는 분이 읽게 된다면
연대하는 사람들 중의 한 명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