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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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기억합니다

다시 봄, 광화문

회복왕 김튼튼 2016. 7. 10. 00:02


은평에서는 차마 걸음할 수 없었던 엄마들의 꽃누르미 전시회.


세월호 가족들과, 인권활동가들과, 진상규명에 마음을 둔 정치인, 민변과 종교인,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마음 보탠 지 어느덧 2년이 지나가지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어려운 것들이 있다. 

그 커다란 상실과 아픔과 눈물을 이겨내는 방법은 회피가 아님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알아버렸지만,

그럼에도 마주하기 너무 커다란 외로움과 분노와 슬픔. 모두의 영혼에 달구어진 쇳덩이로 낙인찍혀진 그 순간순간들.


망설이고 망설이다 찾지 못한 은평 전시회는 그렇게 지나가고, 

광화문광장에서도 전시를 이어간다기에 정말 오랜만에 광장을 찾았다.

여전한 노란리본, 여전한 눈물과 기다림과 애끓는 시간들의 흔적.

울다 울다 사진을 찍었더니 손이 떨려서 제대로 나온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아, 우리가 이 흔적들 앞에 무슨 말을 더 보탤 수 있을까.


한 글자 한 글자가, 한 송이 한 송이가 너무너무 아파서 그대로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매번 생각한다. 우리가 작은 마음들을 아무리 보태고 덮어도 그것으로 가려지지 않을 커다란 아픔들은 

잊을 만 하면 416가족들을 뒤덮겠지만, 그래도 그만 둘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그들은 엄마이기에, 아빠이기에 가족이기에 포기할 수 없고

우리는 그들 곁에 끝까지 함께하겠노라 스스로 약속했으니 떠날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아직도 그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대로 잊는 건, 묻는 건, 이제 그만하자고 하는 건 인간된 도리가 아닐거라고.





낮고 더 낮게 엎드립니다

부디 모두를 보내주소서

머리칼 한 번만 쓸어줄 시간을 허락하소서

전능함을 보여주소서

이천십육년 사월 꽃마중







-
당신들 곁에, 언제나, 이렇게 지금처럼, 함께합니다.

그들의 아빠들이, 엄마들이, 형제자매들이, 고모와 이모들이, 그들의 모든 가족과 친척과 친구와 

416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모든 이들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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