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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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왕 김튼튼 2016. 7. 9. 13:06


물 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묵화, 김종삼


                              

탁월한, 이라는 말로는 절반도 표현하지 못 할 만큼 뛰어난 속도조절,

할머니와 소와 물과 저녁놀과 논바닥이 절로 그려지는 묘사,

애처로울만큼 아련하고 애틋한 마무리.

시를 이렇게 구석구석 뜯어서 살펴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리하지 않고 지나치기엔 너무도 아쉬운 시다.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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