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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의 일기
그 해 여름 지리산 본문
아이폰을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폴더 구석에 굉장히 오랫동안 방치해 놓은 star walk를 발견.
중학생때는 '난 저 어플 쓰려고 아이폰으로 바꿨어' 라고 말하고 다녔을만큼 애착이 컸었는데
언제부턴가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여유가 없었다.
어쨌든 오랜만에 들어간 스타워크는 서울에선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선명한 은하수가 손바닥만한 아이폰 화면을 가득 메웠고
2013년 여름, 묘한 조합의 지리산을 나는 또 기억해냈다.
고기와 맥주를 엄청나게 사서 들어간, 엠뷸런스도 못 들어온다던 그곳.
2박 3일이었나, 3박 4일이었나.
해질녘부터 등 배기는 자갈밭에 누워 해뜨기 직전까지 바라봤던 별들을,
어느새 이슬 맺혀 젖어버린 망원경을 걱정하며 먹었던 왕뚜껑을, (그리고 그걸 뺏어먹었던 별이를,)
한참을 걸어 캬라멜콘땅콩과 킹오브저키와 함께 마셨던 미지근한 계곡맥주를,
돌아오는 길 먹었던 뜨끈한 국밥과 국밥만큼이나 따스했던 그날의 우리를,
어떻게 감히 잊을 수 있을까.
-
그때 처음 봤던 먹다버린 사과와 잠자리,
날씨가 얼마나 좋던지, 가뜩이나 눈도 안 좋은 내가 안시로 일곱 개나 봤던 용자리,
밤새도록 하늘의 가운데를 가로지르던 귀여운 돌고래자리,
수도없이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보며 결국 빌지 못했던 수많은 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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