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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의 일기
꽁치통조림 본문
통조림 속에는 내가 많다
뼈와 살이 모두 흐물흐물 잘 절여져
이제 웬만한 일에도 썩지 않는
통조림 속에는 겨울이 가지 않는다
모가지가 달아나 표정이 없다
부패하지 않아 지루한
나를 벗어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생활이다
이 동그란 관 앞에서
나는 썩지도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잘 조려낸 꽁치 한 토막을 삼키면
등 푸른 꽁치가 싱싱하게 살아 돌아올 것만 같은
은빛 칼날 앞에서 살겠다고 팔딱거리며
가슴에 뚫린 구멍들 속으로 숨어 들어갈 것만 같은
이 슬픔 한 통을 다 먹어치우면
내일 아침에는 정말 괜찮을 것이다
꽁치통조림, 이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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