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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의 일기
20170509 13:46 본문
다음주에 그녀를 만나기로 했다
'언제든 연락달라더니. 메일도 안 받으시고 통화도 안 받으시면 어떡합니까아~'
하는 투정섞인 말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따스한 응대에
나는 또 핫초코에 올린 휘핑크림마냥 주르르 녹아내렸다.
메일 끝에 덧붙이려던 말도, 맘 속에 꼬깃꼬깃했던 두려움들도.
사실 무서웠어요, 지금도 무서워요.
상담자들을 많이 만나 봤는데
잘 끝난 적이 없어요.
나는 당신이 좋은데
이 좋은 관계를 또 잃게 될까 두려워요.
많이 무서웠고 지금도 무서워요.
나 사실 겁이 많아요.
사실 내 마음이 급해 빨리 만나보고 싶었는데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 것은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좀 지나면
오랜 심호흡이 지나면
울렁이는 파도가 조금은 가라앉을까.
이번 상담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 많은 상담 상담들 사이에서
나는 길을 잃고 오랜 시간을 헤맸었다.
그럼에도 한 줌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음, 무엇 때문이려나.
나와 당신이 그 작은 방에서 평등했으면
그 관계 속에서 내가 조금 더 평안했으면.
'그래서, 네 마음은 어땠어?'
라는 말에 장황한 설명이나 변명 없이
'응, 나는 그랬어-'
답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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