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애증의 제주도

회복왕 김튼튼 2016. 7. 6. 11:46



제주도...!!!!

내가 제주도에 한 번도 가 본 적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라곤 한다. 

세상을 그렇게 정처없이 떠도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걸까. 

어쨌든 매번 이번만큼은 제주에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도 표를 끊기가 망설여진다.

예전에는 '그 돈이면 동남아를 가겠어!' 라는 마음이었다면, 요즘은 미안함이 크다.


그 아이들이 닿아보지도 못하고 떠난 제주에 나는 놀러간다는게 미안하고,

그 아이들의 엄마아빠들이 매번 길을 걷고 노숙을 하고 밥을 굶는데 나 혼자 신나겠다고 제주에 갈 마음을 먹는다는 게 미안하다.

함께 길을 걸으면서도, 함께 길바닥에서 잠을 자고 함께 밥을 굶어도 헛헛한 마음은 그것으로 채워질 수 없는가보다.


나는 아마 앞으로도 오래도록 제주에 갈 수 없겠다는 생각과 함께,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손 맞잡고 외치고, 주먹 흔들며 새김질했던 약속들을 더듬는다.


잊지 않겠다고, 함께 하겠다고, 낱낱히 밝혀주겠다고. 

이 길의 끝에 닿을 때까지 당신들 곁을 지키겠다고. 

그 날이 오면, 함께 손 맞잡고 웃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