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할 수 있는 만큼만
회복왕 김튼튼
2017. 6. 19. 17:25
불편해 죽을 것 같았던 졸업식장에서
울며불며 꾸역꾸역 해 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사실은 이 자리, 제게는 너무 불편한 자리였어요.
안 오려고 했었는데, 친구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그럴 수 없었어요.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 다른 곳에서 자랐고,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잠깐이나마 함께 걸었던 길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같은 길을 걸어도, 좋은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있고 다리가 불편해 기어가는 사람이 있듯..
돈이 많으면 살기 편하지만, 제가 돈이 없어 보니 좀 없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살면서 눈물 흘릴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좀 울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언제나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좀 슬퍼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좀 아파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또 각자의 길을 아주 멀리 에워 걷다가도
서로의 길이 교차하는 그곳에서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지금과 같은 눈과 지금과 같은 숨결로 또 한 번 포옹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오늘 더 웃고, 오늘 더 눈 맞추고, 오늘 더 껴안고, 더 행복한 오늘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먼 길을 걷는 동안 함께 걸어준 사람들, 앞서가며 길 닦아준 사람들, 뒤따라 올 사람들,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잘 해 왔다. 잘 이겨내 왔다.
불편함과 눈물과 가난을 보듬고,
잘 살아냈다.
앞으로도 꼭 지금만큼만,
할 수 있는 만큼만.